서곡 (+a)
다른 프로덕션은 서곡을 어떤 식으로 이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버전의 지크슈에서 서곡에 총집합된 멜로디들을 앞으로 있을 수난사의 계시처럼 만들어 놓은 부분은 좋아한다. 문제는 그것을 유다가 보고 듣는다는 점인데... 유다가 꿇어앉아 지저스 수난의 전조들을 모두 목격하고, 세 재판장의 음모와 빌라도의 고뇌와 헤롯의 조롱을 모두 지나쳐 군중들의 절규 (혹은 광란) 뒤로 펼쳐지는 지저스의 고난을 목격하는 그림 자체는 좋아하긴 한다. 그리고 십자가의 등장과, 그 모습과 동일하게 양 팔을 뻗어 최초의 십자가 경배자가 되는 유다. 조금 뒤 십자가 밑을 새벽 직전의 어스름 속에 걸어가는 지저스를 향해 꿇어앉은 유다는 마치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쿠오바디스, 도미네? 주님 어디로 가시나이까? 지저스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네게 배신당하고 죽음당하러 간다? 십자가 밑으로 지저스가 걸어가는 모습은 (이 극의 성격상 절대 다룰 수 없는) 부활을 상징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이걸 유다가 다 보고 듣고 그 계시를 이루기 위해 배신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과연 유다에게 죄를 물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한없이 인간적인 나로써는 만약 그렇다면, 그러니까 지저스가 메시아로써의 선택을 했기 때문에 유다가 그 뜻에 따라 배신을 저질렀다면, 뒤에서 지저스가 유다와 싸우고 그를 내치는 부분이 이해가 잘 안 가는 것이다. ㅠㅠ 만약 그렇다면 유다가 소리지르듯 '난 단지 희생양, 난 단지 희생양, 영원토록 저주받을 나의 이름 가리옷 유다'가 아닌가? ㅠㅠ??? 하지만 매우 매우 안타깝게도 이 프로덕션은 이런 방향(즉 신의 계시라는 크나큰 그림 속에서 유다가 어쩔 수 없이 배신을 했다는 쪽)으로 해석을 잡은 것 같다.(프로그램북에서의 시놉시스도 그렇고...) 그런데 문제는, 사실 난 뼛속부터 모태신앙(나일롱이지만)이고 이런 극 속에서도 지저스의 행동이나 말을 비판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점이다. 성서 속의 예수님이 아니라 사실 극 속에서 변주된 지저스인데도 그게 힘들다. 죄책감이 듦.;;; 나도 내가 이렇게 이런 부분에서 취약할 줄은 이 극 보기 전에는 차마 몰랐음... ㅋㅋㅋㅋ... 성당에 잘 안나갈뿐 예수님을 믿고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아무튼 그래서 이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난 유다 편을 들게 되고, 하지만 그런 내가 나 자신이 불편해서 억지로 이 극에서의 예수님을 이해하려 하고, 그런데 그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는 않고 해서 내 맘 속의 충돌이 좀 있다.ㅠㅠ 그래도 극은 올려진 순간 관객의 것이니까. 내 해석은 내 맘이지 뭐. ㅠㅠㅠㅠㅠㅠㅠㅠ
한유다 고정으로 마저스 은저스 둘 다 돌고 있지만 마저스가 더 취향인 점은, 연기 스타일이나 목소리의 차이도 있겠으나 이 노선 차이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마한일 때는 마저스가 좀 더 유다를 받아들여 주고 연민을 느끼며 배신에 상처입는 모습을 보여줘서 결국 배신이 하늘에 의해 정해져 있기 이전에 유다라는 한 인간의 '선택'에 따른 것이란 점이 부각된다.(노래할 때에도 '네가 할 일 후회하게 될 선택, 원한다면!'하고 말하기도 하고) 내 기준 그렇게 되면 유다가 그토록 후회하고 고통받고 결국 죽음을 택하는 것에 이유가 생긴다. 인간적인 한계로 인한 잘못된 선택, 그리고 그 결과로 제 손으로 가장 소중한 존재를 망가뜨려 버린 인간의 하늘을 찢어버릴 듯한 후회, 이런 거라면 이해가 가능하단 말이지. 반면 은한에서는 은저스가 하늘의 거대한 뜻에 따르면서도 이에 분노하고 슬퍼하는데, 결국 유다의 배신 역시 '이 모든 건 신의 뜻'이라고 외치면서 이 프로덕션의 방향성이 조금 더 공고해진다. 그래서 내가 조금 더 고통받는다... ㅠㅠ 난 (상기 자세히 쓴 내적 갈등 때문에) 이 해석이 힘들단 말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쯤에서 각설하고 세부적인 이야기 마저 써야지. 해석 이야기 계속 쓰다간 날 새겠다.
헤븐온데얼마인즈
이 노래 좋아한다.(근데 내가 이 극에서 싫어하는 곡이 있던가...?) 약간 뽕빨 있는 노래 ㅋㅋ (가끔 보면 유다데쓰보다 더 쓰릴하게 올라가는 노래라 좀 아슬아슬하게 보고 있을 경우도 있지만 -_-;;) 개인적으로 뻘하게 좋아하는 포인트는 (쪼그려 앉아서 조그만 의자라도 되는 양 손을 동그마하게 만들면서) "의자따위 만들던 예순 어디로 가고 위대하신 혁명가 돼버렸나~!" ㅋㅋㅋㅋㅋㅋ
한유다 버전으로는 지저스에게 말하기 이전에 관객들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되뇌이고 있는 것도 같다. 중반부터는 "지저스 우린 여길 지켜야해, 우린 이겨내고 살아야 해" 확실하게 지저스를 설득하지만 지저스와 그 뒤 열한 제자들은 냉랭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 유다의 목소리는 닿지 않는다. 음 이 직전에 지저스를 위시하고 빰빠라라 빰빰! 하는 반복되는 멜로디에 맞춰서 두 제자씩 양쪽에 와서 서는게... 되게... 무슨 전대물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조금 뿜기긴 한데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왓츠더버즈
지저스-마리아-유다 삼각관계 부분 (존나
마리아 보면서 그래요 웃음 파는 이런 여자~! 하고 손끝으로 툭 밀고서는 간드러지게 깐족거리는게 정말, 속에 빡침을 숨기고 유들유들하게 깐족거리는 것 같다. 마리아를 조롱하며 환호성을 울리는 제자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시몬이나 베드로와도 교감을 나누는 걸 통해서 이들 중 유다가 중요한 존재라는 게 부각된다. 존경하는 스승님에게 감히 반발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대신해서 의견을 말하고, 스승님과 부딪히며 무언가를 주장하는 사람. 열두 제자들 중 가장 깨어있고 가장 목소리를 내는 제자. 이 극에서 다른 제자들은 지저스 수난 이전까지 군중과 뜻을 같이하고 그들과 동화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지만 유다는 군중들 속에서 유일하게 깨어 생각하고 그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그들의 뜻을 대변하여 말하(기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날카로운 눈이나 지성이 동시에 그에게 인간적인 한계, 족쇄를 채워 이 극을 파멸로 이끈다. 봐봐 걍 가깝게만 봐도 이성적으로 마리아 같은 여자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고 향유 가격 따지고 그러니까 지저스가 싫어하시자나!! 마리아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최애한테 모두 다 바치고 그분 뜻대로 하고 그러니까 좋아하시잖아!! (존나
유다여 생각을 버리세요... 당신의 인간적인 아집일 뿐입니다.......
음 근데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마리아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거나 향유 쏟아 쓰지 말라고 하는게 아니라............. 질투처럼 보이긴 해................ (적어도 한유다 버전에서는)..... 지저스 왜 쟤랑 놀아여 나랑은 안 놀면서 내 생각은 다 틀렸다고 하면서 왜 쟤랑 노라여 ㅇ0ㅠ!!!!! 가틈....
지저스머슷다이
호산나
시몬질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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