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글 쓴지 육개월이 넘었다.
사실 그 사이에 무언가를 좀 끄적이긴 했지만 결국 올리진 않았고... 자동저장도 이미 사라져서 그 글 자체도 기억에서 가물가물 ㅋㅋ
더 잊어먹기 전에 간단간단한 느낌이라도 적어두자. 짤막짤막 후기랍시고 올린 저번 글보다 더 짧을 것 같지만 ㅋㅋ 아무튼!
아! 스포주의!!
1. 맨 오브 라만차
총 6회차인가 5회차인가 찍은 것 같다. 한번 서범석 동키를 본 것 빼고는 다 황정민 돈키호테/세르반테스로. 엄마오리효과가 나한테 유독 강하기 때문인가? (그렇다기엔 솜은 그게 안 통했는데... ㅋㅋ) 황동키가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그 약간 능청스러운, 귀족이긴 하지만 세상에서 좀 굴러먹은 사람다운 말씨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에 더럽혀지지 않는 이상이라는 보석을 간직하고 있는 세르반테스가. 아 쓰다보니 이건 정말 글로 따로 내어 써야 할 것 같다.........
간단하게 요점만을 적자면, 내게 맨 오브 라만차는 알돈자- 둘시네아를 위한 극이다. 볼때마다 알돈자를 위해 울고, 알돈자 때문에 울고, 난 알돈자 생각뿐...... ㅠㅠ
2. 두 도시 이야기
마이 쏠메, 취향이 정말 99프로 수렴하는 ㅇ님이 정말 좋아!!!!!! 라면서 추천하길래 봤다. 그리고 난 첫 넘버부터 줄줄줄 울기 시작해서 이미 인터미션때는 눈화장이 다 지워져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정작 사람들이 다 우는 2막-진짜 슬픈 부분들이 주루룩 나오는-에서는 안 울어... 항상 그랬어...) 그리고 나오는 길에 원작소설과 디비디 세트를 사서 나왔다 ㅡㅡ.... 결국 몇번을 봤더라? 다섯번쯤 봤나. ㅇ님 영향으로 전부다 류드니로 봤음.
극에서 정말 좋아하는 부분들 :
- 시드니 첫 곡 "이 세상도 술 한 잔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진짜 동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세상도 술 한 잔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술에 흠뻑 취하면 모든 게 쉽게 풀리지! 쓰디쓴 술 한잔 또 한잔에 내 몸을 맡기고, 정신을 잃을 때쯤 눈을 떠 보면... 미친 세상이 정신 차린 것 같아! 아오 요새 내 심정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사랑스러운 루시S2.... 루시란 이름 단 캐릭터들 중 난 이 루시가 제일 좋은거 같다 ㅋㅋㅋㅋ 특히 최루시! >_< <- 딱 요 표정으로 선물 달라고 손 삐쭉 내민 것도 그렇고, 아버지와 다시 만나서 이제 집에 가요, 길을 잃고 헤메이던 날들, 이제는 혼자가 아냐, 라고 노래하는 것도 그렇고...... 난 이 노래만 나오면 그냥 눈이 수도꼭지가 되어서 줄줄줄 ㅠㅠ
- 도버 해협 건널 때 사랑에 빠진 다네이를 보며 선원들이 부르는 노래! ㅋㅋㅋ
- 재판 장면! 사형 제도에 감사! 아가씬 안됐지만 새 남친을 찾아야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두도시 앙상블들 정말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 사실 두도시에서는 주인공들 장면보다 앙상블들이 대규모로 나오는 장면들을 더 좋아하는듯 ㅋㅋㅋㅋㅋ
- 무덤씬. 꽁냥꽁냥꽁냥 ㅋㅋㅋㅋㅋㅋ 부활도우미들이 자기합리화하는 것도 귀엽고, 제리 걱정하는 마누라도 너무 이쁘고 귀엽다 ㅋㅋㅋㅋㅋ 그 마누라 속여 넘겨서 어떻게든 상황 모면하려고 하는 투잡뛰는 제리도 그렇고 ㅋㅋ 부활도우미로 사는 건 나름 괜~ 찮~ 아~ 화음도 좋아!!!!!
- 앙상블들이 다 함께 부르는 첫곡, 그리고 1막 마지막에 혁명을 일으키며 부르는 노래. 노래만 들어도 막 가슴이 벌렁벌렁해.... 난 이런 혁명가? 군가? 같은 합창이 참 좋더라 맘이 마구 설레는게 ㅋㅋ
- 애기 루시를 재우는 자장가에서 애기 가스파드를 보내는 추모가로 연결되는 부분. 그리고 여기서 다시 혁명으로 이어지는 흐름. 어머니 루시의 이름을 이어받은 작은 루시는 어른들의 보호 아래서 따뜻한 침대 속에 잠들지만, 아버지 가스파드의 이름을 이어받은 작은 가스파드는 피 흘리며 땅 속에서 쉬게 된다. 그 대비가 ㅜㅜ 아오 ㅜㅜ
- 더 쓰게 되면 이건 글로 써야 할 급인데 ㅡㅡ..... 지금 당장 이건 꼭 써야돼 급으로 떠오르는 건 다네이와 시드니가 함께 부르는 작은 루시를 위한 기도. 이 극은 참 아버지 캐릭터들이 부각되는 극인 것 같다. 어머니인 루시보다도 이 아버지'들'이 더 선명히 보이는게... 다네이도, 시드니도, 가스파드도, 닥터 마네뜨도, 심지어는 부활도우미 제리도 아버지고 그 아버지라는 점이 참 잘 눈에 들어온다.
아, 역시 이 감상은 글로 따로 남겨야겠어.
- 아!!! 맞다!!! 마지막으로 폭군의 죽음!!!!
3. 트레이스 유
프리뷰기간에 딱 한번 봤다. 락공연장 분위기 좋아해서 재밌고 신나긴 했는데.... 중간에 한번 분위기가 반전됐을 때 내 느낌 : "이건 쓰릴미의 파쿠리인가? 우리나라에서 남성 2인극은 쓰릴미를 벗어날 수 없나?"... 결국 그렇게 엔딩이 나진 않고 거기에서 극이 다시 한 번 비틀리지만............... ㅡㅡ 흠................ 아무래도 노린 것 같다. 그리고 난 대놓고 노린 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중2한거를 까고 싶진 않다 왜냐면 중2가 바로 내 취향이거든. 근데 그게 너무 식상하게 버무려져 있다. 특히 남성 주인공 두명의 관계가 주는 느낌이 제일 식상하다.... 아오 아까워라 ㅠㅠ 본공연때는 좀 잘 짜맞추고 식상함과 도에 넘치는 클리셰를 걷어내고, 이야기 자체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서 나왔으면 싶다.
넘버는 다 괜찮고 좋고 맘에 들었음.... 하지만 이 극이 좀 더 좋아졌으면 하는 이유는 넘버때문이 아니라, 여기서의 이창용이 너무너무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창용이란 배우를 여기서 처음 본 것도 아니고 솜때부터 계속 봤는데도 새삼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소리가 났다 ㅠㅠ 사람의 목소리란 게 그렇게 매력적일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처음에 목소리 내는데 진짜 목소리만으로 사랑에 빠졌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음에서부터 고음까지 그리고 다시 저음으로 내려오고 막 음을 갖고 놀고 노래를 가지고 노는데 ㅠㅠ 그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 능숙하고 능청스러운, 다분히 악마적인 느낌이 캐릭터에도 어울리고 너무 좋았다.... 그래서 캐스팅 바뀌지 않는 이상 한번은 더 볼 예정 ^^;;;;;;;;;;;
4. 또 뭐가 있더라? 레/미제/라블(뮤지컬)?
사실 난 원작을 되게 좋아한다. 그리고 나으 쏠메가 또 레미 팬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라이센스판이 시작된다길래 보러갔는데 1) 일단 계명의 동굴음향에 묻혀서 가사가 진짜 안 들렸다.... 2) 옆 어느 자리에서인가 누가 발로 박자를 줄곧 맞추는데 이것때문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3) 1, 2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내 기대보다 캐릭터들이 와닿지 않았다. 그 캐릭터들이 부르는 넘버도.
하지만 워낙 원작이 좋아서일까, 전반적으로 재밌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1, 2를 뺐을때 이야기다 ㅋㅋ 몰입을 못했던 것 치고는.. 장 발장이 나중에 죽어갈 때는 울었고 말이지 ㅋㅋㅋㅋ
아무튼 다 봤을 때 내 감상은 '캐스팅을 바꿔서 한번쯤 더 봐볼까? 근데 기대를 만족시키진 못했다. 아쉽다.' 이 정도였다. 더불어 아 뮤지컬 레 미제라블은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건 거대한 오산이었다.............. 바로 그것이 온것이다.... 바로 그것이 말이지......
5. 영화판 레/미/제라블/!!!!!!!!!!!!!!
바로 그것!!!!!!!!!!!!!!!!!!!!
아 진짜 현재진행형으로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라고 더 쓰기 힘들 정도로 좋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뮤지컬과 98% 똑같은데 왜 난 영화판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300%의 감동을 느꼈는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걸 보고서야 난 레 미제라블의 궁극적인 주제가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랑을 하면 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일은 올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일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온다 ㅠㅠㅠㅠㅠㅠㅠ
더 써야 하는데 기력이 딸린다. 여기에 안 썼지만 본 것들은
6. 나쁜 자석에 대한 의식의 흐름 : 노렸나? 이전 캐스팅으로도 보고 싶다. 이번 시즌에서 작정하고 노린 거 같은 부분들이 있는데 이걸 빼면 어떤 느낌일까? 이전 시즌 그리고 그 더 이전 시즌은 참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왔는데 아오 아쉬워라. 무대 예쁘다. 이해는 좀 안된다. 보고 나서는 재밌고 다시 보고 싶었던 것 같았는데(포스터 사온 걸 보면 알수 있듯이?) 왜 곱씹어서 생각하니 별로였던 거 같고 그럴까? 신기하도다...
7. 양철 지붕 : 다분히 막장이고 충격적인 소재를 다뤘는데도 그만큼 충격을 안 받은 건 세상이 그만큼 흉흉해서일까 아니면 요새 워낙 극단적인 소재를 많이들 다뤄서일까. 사람들이 충격적이고 멘붕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가서 그런지 난 생각만큼 커다란 감흥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참 안됐다, 안타깝다는 생각은 줄곧 하면서 봤다. 근데 암전이 너무 많아서 감상이 분절되는 느낌.
또 뭔가 있었는데... 아 그래 지킬을 이제서야 봤지. 이 감상은 나중에. 또 분명 뭘 봤을텐데 ㅋㅋ 아 맞다 위키드!!!! 이것도 나중에2222222
일단 내일도 출근이니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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