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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 정동화, 임강희, 최연동


*스포스포*

쌩뚱맞게 후기를 쓰고 싶어져서 (사실 논문쓰기가 너무 싫어서 도피중) 뭘 안썼나 봤더니 (안쓴게 십여개가 넘는다 orz) 종욱이가 있네! 세번 봤는데 한번도 안 썼네! 그러니까 쓰겠다!

사실 이날 아침.... 이 아니라 새벽 다섯시에 깨서 머리하고 옷 입고 중얼중얼 면접 준비하고 면접에 갔다가 쓰러질 기세로 집에 돌아오면서 급 꽃종욱을 찾으러 가자고 결정을 내린 거였다. 그게, 그게, 면접비를 받은 것도 받은 건데 뭣보다 힘들고 피곤하고 지친 나 자신에 대한 보상? 같은 느낌으로! ㅋㅋㅋㅋ 막상 생각해보니 그날까지인 서류 마감이 있어서 부랴부랴 써서 내고 -_-;; 꽃종욱을 찾으러 대학로로 출발.

예술마당은 처음 가봤다. 이렇게 작은 곳인지 몰랐다... 3열에 앉았는데 딱 배우들이랑 시선 높이가 맞아서 좋았다. 시종일관 밝고 즐거운 극이고 멀티맨은 1인 22역으로 아주 열연을 하시고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새삼스럽게 동화배우가 참 몸을 잘 쓰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솜에서는 그런 장면이 별로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 싸 때도 그런 생각을 얼핏 했던 것 같다. 몸 참 잘 움직인다!! 특히 초반의 택시 씬에서 동선이 복잡하기도 하고 동작이 유쾌하기도 한데 참 자연스럽게 잘 움직인다 싶었다. 꽃종욱은 앞머리를 내리고 뒷머리를 붙여서 브로콜리 아닌 존잘머리가 되었다. 역시 사람은 앞머리가 있어야 한다!!!!! 잘생겼다~ 혼자 보러 갔던 터라 돌아오는 길에 지인들에게 메신저로 막 말을 걸고는 왜 신댚이 솜에서 꽃 머리를 볶고 김구안경을 씌웠는지 이해가 간다고 떠벌였다 ㅋㅋㅋㅋ 그래 앨빈이 저렇게 잘 생겼으면... 그래... 그 마을에만 처박혀서 톰만 기다렸을 리가 없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정작 이상적인 추억의 남자인 김종욱보다 현실적이고 깨알같은 정동화 쪽이 좋았다. ㅋㅋ 귀엽잖아~ 그리고 여주 캐릭터가 이해가 될 듯 말 듯했다. 그래 무슨 이야긴지는 알겠는데... 운명 타령 그만 하고 붙잡으라고 그냥 ㅠㅠㅠㅠㅠㅠ 내가 답답하네 아주 ㅠㅠㅠㅠㅠㅠㅠ

사실 로맨스코미디물이라 보러 갈까 말까 진짜 고민 많이 했었다. 하지만 정말 잘 봤다. 별로 염장이 질리지도 않고 복장이 터지지도 않고 손발이 오글거리지도 않는다. 그냥 순수하게 둘의 연애담을 축하해줄 수 있는 극. 그리고 멀티맨이 워낙 웃겨줘서 웃다가 눈물까지 흘렸다 ㅋㅋㅋㅋㅋㅋ 생음악도 좋았고~ 딱 기분 업 시켜준 극.

참 중간에 멀티맨이 섹드립을 쳐서 막 입가리고 웃었더니 날 가리키면서 다 알아 들으면서 내숭떨지 마! 라고 했던가 그랬다 ㅋㅋㅋㅋㅋㅋ 그 다음부터는 입 안 가리고 팍팍 웃어드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축제같은 느낌의 공연 오랜만이었다. 다같이 웃고 넘버 끝날때마다 박수치고 돌고래 소리 내고 ㅋㅋㅋㅋㅋ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해야 하는 극들이 더 내 취향이지만, 이 쪽은 이 쪽대로 좋은 것 같다. 편하고! 즐겁고! 상쾌하고!!!



Posted by 눈꽃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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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낮 공연, 밤 공연

엠나비 :: 꽃송 몇회차더라... 모르겠다 세어봐야 알겠음. 아무튼 종일반!


쓰릴하게 공연장에 달려 들어갔다. 지각쟁이지만 공연은 한번도 지연되어 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정말 위험했다 -_-;; 좀 작작 일찍일찍 다녀야 할 것을... 이로써 시청역에서 엠씨어터까지 8분에 주파한 여자가 되었다. 의지의 한국인!!!;;


*여전히 당연히 처음부터 끝까지 스포*


사실 낮공 밤공 다 뛰었고 둘 다 오른싸에서 봐서 어느 공연이 어땠는지 구별도 안되고.. 기억이 다 섞였다. 아무래도 내가 집중력을 더 유지할 수 있었던 낮공 쪽이 더 좋았다는 느낌이지만... 확신은 없다 ㅋㅋ 오늘은 낮공도 밤공도 굉장히 매니아들이 많은 것 같은... 초 스토익한 (웃음포인트에서도 소리내 웃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 공연이었지만 그 정도가 낮공에 더 심해서 정말 편하게 관크 걱정 안 하고 잘 볼 수 있었다. 일단 낮공으로 추정되는 기억들을 조합해보자면....

- 르네와 헬가의 첫만남과 결혼 장면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사랑을... 희생을 맹세했습니다" 라는 대사에서 헬가에게 폭 끌어안긴 르네는 그 때조차 횃대 위의 나비부인 송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현실과 타협하고 실리를 찾는 와중에서도, 그가 항상 바래 왔던 것은 그만의 나비부인이었던 걸까. 

- 송의 옷을 벗기려다 그 손을 멈추는 르네 장면. 내가 정말 너무 좋아하는 이 장면. 오늘도 꽃송은 르네가 용서를 구하자 엉엉 울음을 터트린다. 정말 절박하고 안타깝게 (그리고 예쁘게 보여야 한다든지 이런 거 신경 못 쓰고 있을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는 게 티나도록 절절하게)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운다. 아우 좋아라. 근데 여기서 잠시 친 동지에게 가서 아기를 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돌아올 때 송이 "아직도 날 숭배하죠? 그래서 지금 내가 임신했다고 선언하는 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잖아요. 이래서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니까" 라는 대사를 읊는데 이 부분 꽃다송 대사가 순서가 달랐던 던 듯? 왜일까.

- 뚤롱이 르네의 비밀을 알아내고 둘 사이의 결속이 깊어지는 장면에서, 항상 뚤롱이 다시 한번 르네를 확 껴안았다가 멀어지고서는 자네가 부럽구만~ 이라는 대사를 치길래 저건 결속이 다져진다는 의미인가... 생각하고 넘겼는데 오른싸에서 보니 뚤롱이 다시 무대 위에 등장한 송을 르네 어깨 너머로 쳐다보는 거였다. 이런 디테일이 있었다니...

- 송이 르네 수발을 들면서 정보를 캐낼 때, 집에서까지 일 시킬 셈이냐고 버럭거리는 르네를 보는 꽃송은 살짝 당황하면서 상황을 무마시키기 위해 어버버 입을 놀리다가 아이 참~ 난 감동받고 싶다구요~ 라고 대사를 쳤다. 귀엽다 송 달래주고 싶다 송 빵끗 웃을때까지...♡

- 2막 끝무렵, "이렇게 파리의 르네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라고 송이 대사를 치면서부터 르네는 멘☆붕을 시전한다. 이때 송의 허리를 그리고 다리를 끌어안고 널 쫓아낼수도 있었어, 하지만 받아들였어, 라고 주워섬기는 표정은 웃는지 우는지 모르겠다 특히 송을 바라볼때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웃고 있기도 하다. 울면서 미친 것보다 웃으면서 미친게 더 미친 거라지(근거없는 속설이지만..) 그리고 르네의 울음보다 르네의 웃음이 더 마음이 아프다.

- 그런데 이때 송은.... 이미 4년만이라 자신을 잊었을 거라 생각했던 르네가 자신을 어마무지하게 반겨주는 것에 감동하고 안도한 꽃송은 그 이전부터 울망울망한 눈을 하고 있었고 이때 르네를 밀어내면서도, 입으로는 매정하게 그의 간청을 거부하면서도, 울고 있었다. 변신하지 말라고 울부짖는 르네를 뿌리치는 송 역시 울고 있다니. 아아... ㅜㅜ

- 내가! 당신의 환상이예요!!! 라고 외치는 송 역시 울고 있다. 꽃송은 참 잘 울지... 그리고 그게 좋다 ㅋㅋ 절절하게 마음을 주고 받고 깨지고 상처입는, 스파이로 몇십년씩을 속여넘긴 주제에 그만큼 상대에게 큰 마음을 줘버린 그리고 상대가 그 마음을 다 수용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꽃송이 좋다. 꽃다송은 다른 의미로 좋지만 그건 꽃다송 회차 후기때 쓰기로 하고 ㅋㅋㅋㅋ


그리고 밤공은 정말 몇개 외에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앗 참 이 공연은 ㅇ님과 함께 봤다! 영업했다! 기쁘다! 꺅꺅 먼데서 와줘서 고마워요 ㅜㅜ


- 네네네네넨ㄴ네네 대사님? 에서 영민르네 말 좀 씹으셨다 ㅋㅋㅋㅋ 네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뭔가 불어났어 증식했어! 문제는 영민르네도 좀 빵 터졌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대사님! 에서 ㅋㅋㅋ) 뚤롱이 완전 거기서 터졌다는 거 ㅋㅋㅋㅋㅋ 그나마 뚤롱이 껄껄껄 웃는 씬이라 첫 관람인 관객 입장에서는 어색하지 않게 넘어간 듯 ㅋㅋㅋㅋㅋㅋㅋ

- 저는 송과 함께 지내는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이 부분에서 서로 볼에 쪽 쪽 키스해줄 때 꽃송은 소리를 내고 꽃다송은 소리를 안 내며 르네도 소리를 안 내는데 오늘따라 이 공연따라 쪽! 쪽! 을 르네도 소리를 내 주더라. 뭔가 좋았다... 다정다정 르네 ㅋㅋ

- 뭔가 분명 더 있었고 뭔가 쓸 말이 있었는데.... 같이 본 분들께 물어봐야겠다. 낮과 밤이 섞여서 낮공 파트에서 다 쓴듯도 하고? 빈 칸은 나중에 채우자!!!!!22222222



Posted by 눈꽃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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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엠나비 :: 꽃다 자체 2회차

* 처음부터 끝까지 다 스포!


- "이렇게나 다르구나" 어떤 의미에서? 꽃다송과 꽃송이. 그리고 (꽃다회차의) 초반과 후반이. 5/8에 꽃다송으로 첫 관극을 했는데 그때랑 참 느낌이 달랐다. 그땐 꽃다송-꽃송의 노선 자체는 비슷한데 꽃다송 쪽이 꽃송보다 스파이로써 그리고 배우로써 (여기서 배우로써라고 하는 건 꽃다와 꽃이라는 자연인으로써의 배우들 이야기가 아니라 경극 배우였던 송 이야기다) 더 프로페셔널하고 더 도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꽃다는 이용노선, 꽃은 사랑노선이라고 하는데 사실 난 보고 난 뒤에 둘 다 결국 르네를 사랑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8일과는 전혀 다른 극이었다. 그리고 노선은 완벽하게 분화되어서 극 진행과 대사만 같았지 담고 있는 그 내용물은 천지차이였다.

- 오늘 본 꽃다송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난 자기애에 넘치는 송을 본 것 같다. 나르시즘이라고 표현하면 맞을지 모르겠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타인의 무시나 경멸 따위에는 눈 하나 깜짝 안 할 듯한 그런 송. 꽃송이 친 동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배우로써의 자의식에 빠지더라도 바로 현실로 돌아와 친 동지의 눈치를 보곤 한다면 꽃다송은 더 도도하고 당당하다. 이는 르네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초반에 서양과 동양의 권력관계를 논할 때 보이던 도도함을 꽃송은 어느 순간 포기하고 르네의 환상 속 동양 여인을 연기하지만, 꽃다송은 이 도도함을 '저는 천생 동양 여자예요'라고 순종적인 버터플라이로써의 자신을 고백할 때 마저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르네의 비위를 맞추고 그가 원하는 마담 버터플라이를 연기할 때에도 꽃다송은 르네가 아닌 자신의 임무, 자신의 연기, 아니 그 전에 거슬러 올라가 자기 자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3막에서 정체가 드러나고 르네와 대치하게 될 때, 꽃다송은 훨씬 박력 있고 위압적이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르네에게 자신이라는 진실을 강요하는 듯도 하다.(르네를 비웃는다는 평이 많았는데, 사실 내게는 그런 식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런 자기애와 도도함이 합쳐져 이 대사가 굉장히 와 닿았다. "날 숭배해 주세요" 이 대사는 꽃송회차로 봤을때 "날 사랑해 주세요" 라고 들렸는데, 꽃다송에서는 이 그대로 들렸다. 그래, 숭배받아야 할 존재였던 송 릴링.

- 손동작 디테일 너무 좋았다. 그리고 밑에서 르네가 마담 버터플라이 연기를 하고 위에서는 송이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 꽃다송의 동작이 좀 더 설명적이고 자세하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마담 버터플라이라는 느낌. 손이 춤추듯 움직이며 정말 오페라를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이건 실제 둘이 만나는 나비부인 오페라 장면에서도 마찬가지!) 꽃송은 르네와 거의 틀림 없이 같은 동작이라서 르네와 송(혹은 나비부인?)의 동일시라는 측면이 더 강하게 느껴졌는데, 꽃다는 르네가 꿈꾸는 오페라 속의 나비부인이라는 게 확 와닿았다고 해야 하나.

- 충직한 하인 스즈끼가 '아가씨가 그 서양 건달과 결혼한 것도 다 용서하겠대요' 라는 대사를 치는데... 이거 '놀아난 것도' 아니었나? 꽃다/꽃송 회차가 다 다른가? 궁금하다!

- 3막에서 둘이 대치하고 송이 르네에게 자기 본모습을 꿰뚫어 보라고 덤벼들 때 르네에게, "거짓된 자존심은 버리고!" 라고 말한다. 이 대사 꽃송회차에는 없었던 것 같다.(앗,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거짓된...' 정도밖에 대사를 안 친다고.) 초반 "당신은 내 버터플라이요?"라고 송을 다그쳤던 르네가 했던 말 ('거짓된 자존심은 버리고') 이 다시 여기에서 부메랑처럼 돌아오는구나. 핑커튼의 입장에서 버터플라이인 송을 품었던 르네가, 3막에 오면 사실 자신이 버터플라이고 자신을 이용했던, 거짓된 모습으로 현혹했던 이는 송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3막은 거울상처럼 2막을 고스란히 반대로 비추어 보여 주는데.... 그런 것들이 이 대사로 확 와닿았다. 응 이 대사 많이 좋았다....



Posted by 눈꽃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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